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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에 만삭에 비행기 타기

임신 32주차 비행기 타기

 

드디어 점점 출산일이 가까워져서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왔다.
얼마전 집안 일 도와주시는 아주머니가 장례식 팜플렛을 하나 가지고 와서 보여주는데, 아주 젊은 카메룬 여성 장례식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출산하다가 사망했다고 이야기 했다.
아니, 나 지금 임신 중인데,, 꼭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거야 ?

한국이나 프랑스는 의료 시설이 발달해서 요즘 출산 중에 사망하는 경우가 매우 적다.
출산을 많이 하는 아프리카는 그만큼 출산 관련 시설이 잘 되어 있을 것 같으나 출산 도중 사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일생일대의 중요한 이벤트인데 만삭이 다가오면서 혹시 조산으로 카메룬에서 출산을 하게 될까봐 무서워졌다.

임신 30주에 들어서면서 가진통이 오기 시작했는데, 더운날 햇빛에서 무리했던 하루는 잠깐이지만 아랫배가 걷지도 못하게 갑자기 너무 아팠다. 알고보니 자궁도 수분이 부족하면 근육통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가진통은 진진통처럼 아프지 않은데 목소리가 날만큼 갑자기 통증이 찾아왔다. 임신과 출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언제 아기가 나올 줄 몰랐기 때문에,
34 주에 예약되어 있던 비행기를 2 주 당겨 32주에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에어프랑스는 국내선은 37주, 국제선은 임신 34주까지 비행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비행시기를 늦추고 있던 참이었는데, 산부인과에서는 보통 임신 7 개월에 이미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를 추천한다.

어쨌든 32주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산부인과에 들려서 비행해도 좋다는 확인서를 받있다. 이 서류는 항공사에서 요구 할 수 있는데, 위험부담을 안지 않기 위해서 나의 비행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32주이면 40주까지 8주만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임신기간을 10개월로 보자면 임신 8개월차다 !

코로나 와중에 프랑스행 비행기 타기

 

가장 큰 문제는 혼자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까지 가야한가는 것인데.. 내 비행기가 이주 당겨지는 바람에 혼자 비행을 하게 되었다.
만삭에 배는 무거운데 게다가 내 짐 (컴퓨터 헤드셋 등등 비행에 필요한 물건들) 에다가 코로나로 인한 각종 서류 (PCR 검사 음성 확인서, 비자, 프랑스 이동 확인서, 가족관계증명서, 혼인 증명서, 거주증명서, ofii 서류, 내 여권사본, 남편 여권사본) 까지 모두 챙겨야 했다.

그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프랑스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운 나쁘면 갑자기 못챙긴 서류같은걸 요구한다. 이런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챙길 수 있는 서류는 항상 모두 챙겨서 가지고 다녀야 한다.
불과 한 달 전, 프랑스를 다녀온 친구네 부부 이야기에 따르면, 이쪽도 남편이 프랑스인 인데도, 둘 다 에게 거주증명서를 요구했고, 간신히 핸드폰을 뒤져 제출할수 있었다고 한다.
평소 같았으면 요청하지 않는 서류도 코로나로 인해 입국 거부를 당할 수 있으니 모두 챙겨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이제 남은 문제는 내 배와 짐을 들고 공항 검색을 통과하는 것인데, 복잡한 카메룬 공항에서 줄서서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 보다 파리에 도착해서 코로나 음성확인을 받는 절차가 더 걱정이 되었다.

내 친구들 중 몇명은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고 이야기 하길래 나도 에어프랑스 사파이어에 연락해서 휠체어를 예약했다. 전화로 예약하는데 장애 여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걱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휠체어가 왜 필요한지 물어서, 코로나 음설 확인으로 분명 오래 서서 확인 후에 입국 절차가 길 텐데 짐까지 들고 혼자 오랜 시간을 서서 기다리다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휠체어를 예약 해 주었다.

문제는 카메룬 두알라 공항 에어프랑스 채크인 창구에서 발생했다. 프랑스인 에어프랑스 직원 여자가 나에게 와서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휠체어가 필요하냐며 따지기 시작했다. 내가 상황을 설명하고 에어프랑스 사파이어와 이야기가 되었다 설명하자, 산부인과 진단서를 요구하며 비행 할 수 있는게 맞는지를 물었다.
나는 짐을 열어 서류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하필 가내용 캐리어를 열어야 해서 배 때문에 어쩔수 없이 허릴 숙일 수 없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캐리어를 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여자도 살짝 당황하며 서류는 됐으나 당신 처럼 모든 임산부가 휠체어를 타지 않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후 휠체어를 불러줬다. (어차피 부를 거면서 구지 저런 말 하는 심보가 뭔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니 짐도 끌어주고 심지어 여권에 도장도 대신 받아주었다. 두알라에서 이게 좋은점은 중간에 어처구니 없는 일로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는 것 이다. 여기서는 이미 부친 짐도 입국장 입구에서 도로 열으라 할 때가 있는데 이는 보통 돈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게이트에 도착하자 휠체어를 밀어주던 아져씨는 기다리라며 어디론가 가버렸고 비행기 탑승이 시작됬다.

당연히 기다리기 싫어하는 나는 게이트를 통과했고 (게다가 비즈니스여서 이코노미 승객이 모두 탈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게이트가 비행기와 연결이 되어 있지 않고 비행기 앞까지 가서 계단으로 짐까지 들고 비행기를 타야 했다 ....

비행기 좌석은 편안했다. 중간에 야운대에 들려서 가는것만 빼면..
에어프랑스 직원들이 내 배를 보고는 안전밸트 안쪽에 넣을 수 있게끔 쿠션도 가져다 주셨다.

혼돈의 프랑스 공항 by 코로나바이러스..


프랑스 공항에 도착하자, 휠체어는 온데간데 없었다. 일단 비행기에서 내려서 리옹으로 가는 항공편으로 갈아타러 이동하는데, 게이트 앞에서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코로나 검사 받았다는 확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게이트를 코앞에 두고 다시 계단을 내려가서 검사하는 곳으로 이동하니, 여러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모두 한데 모여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아, 이래서 내가 휠체어 타고 가려고 한건데.. 가뜩이나 몸도 무거운데 언제 기다려서 내 PCR 확인서를 보여주나.. 싶었다. 그나마 PCR 확인서가 있어서 다행이지, 없는 사람들은 심지어 검사대로 이동 후에 검사까지 해야 했다.
줄을 스러 갔는데, 아프리카계 공항직원이 내 배를 보더니, 임신하셔서 줄 서기 힘들겠다며 다른 직원에게 외교 전용 줄로 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다른직원이 검사하는 직원을 따로 불러와서 내 것만 먼저 확인한 후에 스티커를 부착 해 주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 혼자 아까 왔던 게이트로 다시 이동할 수 있었다. 임산부에 대한 배려가 있어서 혼자서도 이동하기가 훨씬 힘들지 않았다.

공항 라운지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아침 식사를 하러 음식을 가지러 갔는데, 뷔페식으로 배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명씩 줄을 서서 직원에게 부탁하면 음식을 접시에 담아서 주었다. 지난번에는 모든 라운지와 가게들이 닫혀있어서 30분 동안 줄서서 크로와상 하나를 샀는데 너무 다행이었다.

리옹공항에 도착해서


리옹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밖으로 나오는데, 검색대에서 짐 많이 보이는 아프리카 사람들은 죄다 불러다 검색을 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우리 부모님 오셨을때도 짐 열어보고 지갑까지 열어보라 시켰다는데, 나는 한 번도 걸린 적이 없다.
좀 검색 기준도 어처구니 없다 그냥 재수 없으면 짐을 열어야 한다.
시부모님께서 다행이 데리러 공항에 마중 나와주셨다 !
이렇게 문제 없이 두알라에사 리옹 까지의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