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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Vie/카메룬 Cameroun

[카메룬] 해외 임신 다이어리 2

다시 카메룬으로

드디어 코로나바이러스로 막혀있던 카메룬 두알라로 가는 국경이 열렸다.
당초에 카메룬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올해 말이 아닌 6월 15일에 카메룬 두알라로 가는 첫 비행기가 생겼는데,
오직 에어프랑스만이 일주일에 1대의 비행기를 띄운다고 했다.
나는 빠르게 에이전시를 통해 6월 15일 첫 비행기를 예약 했다.
카메룬으로 입국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한 사항이 있었는데, 바로 다음과 같았다.

> 2주간 자가 격리를 하겠다는 서약서 (집이 있는 경우 집, 없는 경우 지정 호텔 -비용 자가 부담)
> 카메룬 비자
> 비행기를 타는 날짜로 부터 372시간 이내에 한 PCR 테스트 음성 결과
> 테스트 결과가 없을 시 도착과 동시에 공항에서 항원,항체 검사 후 격리

나는 이미 코로나에 걸렸기 때문에 4월에 검사한 내용에 따르면 항원과 항체가 모두 발견되었다.
결과를 어떻게 처리하는 줄 모르겠으나, 아프리카에 대한 믿음따위는 없는게 좋다. 무조건 PCR 테스트를 추천한다.
한국에서 빠른 항원과 항체 검사를 사와서 검사 한다고 하는데, 두가지 검사를 마구 섞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어쨌든 양성이 나오면 격리 될 가능성이 많다.
격리의 문제점은 다른 아픈사람들과 같이 격리 된다는 것인데, 말라리아에 노출 될 위험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코로나 피하려다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

임신 초기 비행기 여행

임신을 하고서 또 가장 걱정스러운 것 중 하나가 비행기를 타도 되는지, 아기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걱정이다.
아이에게 혹시나 안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기 때문인데, 여행 전 산부인과를 찾아서 확인해 보았더니 의사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 하셨다.

“ 아— 무 문제 없습니다. 만약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더라도 절대 당신 잘못이 아니니, 죄책감을 갖을 필요 없습니다. 원래 임신 초기에 자연적으로 유산이 될 확률이 무려 20%나 됩니다. 즉 , 5명중 1명꼴로 자연 유산이 되는 거죠, 이 일은 비행기와 아무 관련이 없고, 자연이 알아서 염색체나 태아에 생긴 문제 때문에 유산이 되게 하는 것이니, 걱정할 것 없이 비행기를 타셔도 됩니다.”

즉, 임신초기에 비행기 여행 아이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 걱정없이 비행기를 타도 되는데, 간혹 가다가 입덧이 심한 산모나 임신초기에 증상이 심각한 산모들이 오랜시간 비행을 견디기에 힘들기 때문에 보통은 임신 중기에 여행하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임신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7주차에 비행기를 타고 카메룬으로 도착했다.

프랑스 공항에서 출국하기

두알라로 출국하기 이틀 전, 리옹에서 파리로 향하는 기차편이 갑자기 캔슬되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에어프랑스와 프랑스 기차 회사 SNCF 사이 협업 문제에 조그마한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나한테는 엄청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는데, 에어프랑스를 통해 리옹-파리 기차와 파리-두알라 비행편을 같이 예약 했기 때문에, 리옹-파리 행 기차가 비행기 표처럼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여러번 갈아 타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래 첫번째 비행기를 놓치면 이후 환승 비행편이 모두 취소가 된다. 즉, 리옹-파리 행을 타지 않을 경우 내 파리-두알라 행 비행기가 취소가 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에어프랑스에 전화해서 당장 다른 비행편을 내놓으라고 이야기 했더니, 7월 중순이나 되야 기차편이 있고, 리옹과 파리 사이의 비행기는 코로나 이유로 운행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나는 리옹-파리 기차만 취소하고 내가 다시따로 기차를 예약해서 파리로 도착해야 했다.
임신하면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해서 기차로 이동해야 하는 나는 캐리어 1개만 챙겨서 이동했다. (원래 같았으면 아프리카에 물건이 많이 없기 때문에 캐리어 3개에 꽉꽉 음식과 샴푸등 생필품을 채워서 가지고 온다) 비행기 대신 처음 기차로 파리 공항에 도착했는데,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이었다. 어떤 곳에도 엘레베이터는 보이지 않았다. 아기한테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닐까 너무 걱정이 되서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캐리어를 들어올려서 가려는 찰나, 내 뒤에서 에스컬레으터를 오르려던 젠틀한 프랑스 분이 캐리어를 들어주셨다.
비행기 체크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를 찾아 가려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스카이프리오리티 혜택을 아무것도 사용할 수 없었다. 우선, 출국 도장을 받을때, 이전에는 빠른 길로 먼저 가서 도장을 받을 수 있었는데, 똑같이 줄을 서서 지나가야 했고, 소지품 엑스레이도 마찬가지로 긴 줄을 서서 가야 했다. 그리고 가장 슬펐던 것은 라운지를 사용할 수 가 없었다. 라운지가 닫혀 있어서 아침을 먹으려던 나는 아무 열린 음식파는 곳에서 빵이라도 하나 사먹으려고 했는데, 모든 가게가 다 닫혀있고 오직 EKKI 라는 가게 한 곳만이 열려있어서 무려 30분을 기다려서 빵 하나를 샀다..
공항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시간을 넉넉히 잡고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코로나 자가격리로 프랑스에 3개월 이상 발이 묶여있던 나는, 무비자로 90일간 쉥겐지역에 머무를수 있는 기간이 이미 끝나있었다. 즉, 불법체류인 상황에서 본국인 한국이 아닌 제 3국인 카메룬으로 가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프랑스 검사대에서는 여권을 보고 입국날짜가 3월인 것을 확인하고는 별 말 없이 그냥 나를 내보내주었다.

카메룬 두알라로 도착

당연히 비행기 안 모든 승객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서 두알라로 비행기가 도착하고나서 경비가 삼엄했다.

우선, 비행기에서 딱 10명씩만 내릴 수 있었다. 내리자 마자 통로에서 바로 우리가 가진 짐에 소독약을 뿌리고 한 명씩 발열 체크를 하였다. 그리고는 각자가 작성한 2주간 자가격리를 하겠다는 증서, PCR 검사서를 제출 한 후 한명씩 받아서 나올 수 있었는데, 공항 내부에 군인과 경찰이 쫘-악 깔려있었다. 다행히 나는 이코노미석에서도 맨 앞자리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늦지않게 나올 수 있었는데, 뒷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시간이 얼마나 걸려서 나올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으니 여기저기 카메라와 마이크가 나와있어서 사람들을 인터뷰 했다. 이 비행기가 첫번째 비행기였기 때문에 모두들 관심을 갖고 취재 하는 것 같았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는데, 이제서야 남편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다. 고양이가 나를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