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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Vie/카메룬 Cameroun

[카메룬] 해외 임신 다이어리 3

아프리카에서 산부인과 가기

 

2020년 6월 21일, 이제 두알라에서 자가격리 기간이 끝났으니, 아기가 잘 있는지 확인할 시간이 왔다.
먼저 프랑스나 이외에 국가에서는 산모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었는지 아닌지를 매 달 피검사를 한다.
이번에도 검사할 시간이 되어서 검사를 하러 두알라 보나프리조 지역에 위치한 클리닉 상-앙쥐 를 찾았다.
약 일주일 전에 전화를 해서 예약 할 수있었다.


당일 아침 미리 전화가 와서 오늘 예약을 잊지 말라는 당부를 들은 나는, 조금 더 예약시간을 앞 당길 수 있을 지 물었다.
왜냐하면 여러 피검사 중에 공복에 이루어져야 하는 검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약을 앞당길 수는 없지만, 수속 밟는 시간을 생각해서 30분 일찍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11시에 클리닉에 도착했다.

여기서 절대 한국의 클리닉을 생각해서는 안되는데, 우리나라 작은 개인 병원이라고 생각하면 될만큼 약소하다. 그렇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거의 최고의 병원이나 다름없다.

우선 처음에 들어가서 접수를 했는데 15,000 세파프랑(우리나라 돈으로 약 3만원)을 지불하라고 했다. 그래서 금액을 지불하니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 앉아서 기다리는 공간은 굉장히 약소했는데, 굳이 사이즈를 이야기 하자면 침대 하나와 책상 하나 들어가는 개인 침실만한 사이즈였다. 그마저도 코로나로 인해서 마스크를 쓰고 산부인과 진료가 아닌 다른 진료를 받기 위해 온 환자들과 함께 앉아서 기다려야 했다.
약 40분을 기다려서 11시 40분이 되자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나를 불렀다. 산부인과 진료를 보려고 예약했다고 이야기하자 대뜸 생리날짜를 물어서 마지막 날짜가 4월이라고 이야기하자

“축하합니다 임신하셨어요” 라고 이야기 했다.

?????? 나도 알아요 그래서 진료 보러 온거에요. 그나저나 생리 날짜만 보고 임신인지 아닌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래서 다들 정확한 검사를 하는 것 인데,, 어쨌든 몸무게와 혈압을 측정하고 나가서 다시 의자에 앉아서 대기를 하라고 했다.

....12시..
.....12시 30분...
임신 초기에 온갖 환자들과 우리집 거실보다 작은 대기실에서 식사도 거르고 언제쯤 의사를 볼 수 있을지 끝없는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갑자기 너무 화가 났다. 초기에 몸도 안좋고 힘든데, 나는 입덧이 먹덧이 와서 빈속에 앉아있으려니 어지럽고 속도 아프고 울렁거렸다.
접수처에가서 내 예약이 11시 30분인데,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언제 쯤 의사를 볼 수 있는지를 물으니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보고 내가 가진 의료보험이 무엇인지를 묻더니, 5000 세파프랑(약 만원)을 더 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

아기가 잘 지내는지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하라는데로 돈을 더 지불했다.

13시.....
13시30분..
공복에 오랫동안 기다렸더니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일주일이나 전에 예약을 해서 11시 30분에 예약을 했는데, 30분 일찍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11시에 도착해서 2시간 30분이나 공복에 기다렸다.
대기실에 가구들을 다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이들었다.
머릿속에서 금액을 환불 받고 대기실에서 온갖 행패를 부리는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쯤, 이제서야 간호사가 나를 불러 의사를 보러 데리고 갔다.
의사는 진료가 늦어진데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사과도 없이 바로 진료를 했다.

초음파로 본 아기는 건강해 보였다.
찜찜했지만 괴로웠던 마음이 눈녹듯이 사라졌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 이제 피검사를 해야 하기때문에 의사의 진료서를 가지고 접수처에 다시 내려갔다.

대기실에서 기다리세요.....

온갖 검사 비용을 받은 접수처는 또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14시... 이제야 피 검사를 위해 나를 부르나 했더니 검사 중 자기네가 못하는 검사가 있어서 다른데 가서 검사를 하라고 했다.
너무 짜증이난 나머지 나는 그거 빼고 다른 검사만 다 하자고 했다.
14시 20분... 피를 뽑고 이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너무 화가 났다


검사결과 확인


며칠 뒤 검사결과를 확인하라는 전화가 와서 클리닉으로 향했다. 검사 결과 확인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물으니,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오자마자 바로 의사를 볼 수있다고..
이번에는 약 30분만 기다려서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야호 ! (??)
의사가 한가지 검사는 왜 안했는지 물어서 접수처에서 간호사가 자기네가 검사를 못해서 못한다고 이야기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의사가 바로 간호사에게 전화를 해서

“다음에 안되는 검사나 모르는게 있으면 그렇게 알아서 처리 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바로 전달하세요, 대체 가능한 다른 검사로 검사하면 되는데, 왜 알아서 결정해서 다시 검사하게 만들어요?”
라고 따지며 간호사를 혼냈다.

검사지를 받고, 대체 가능한 다른 검사를 하러 접수처에 의사의 진료서를 가져다 주니 접수처 간호사가 나에게 승질을 부리며 밖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 의사에게 혼이난 것에 대해 짜증을 부리는 것 같았다.

아,.. 마음의 평화가 필요해
10분,,, 20분,,,
30분........ 40분

40분이 넘어서야 한 간호사가 나를 부르더니 피검사를 하러 이동했다.

너무 화가 났다.

한번 왔다 하면 한시간 반씩 시간을 쓸데 없이 기다리는데에 쏟아 부으니 화가 안나는 것이 이상하다.
피 검사하는 간호사가 나에게 이야기 하기를

“오래 기다리셨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나는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아니에요 이해해요, 괜찮아요”
속으로는 다시 이 클리닉의 대기실의 모든 의자와 탁자를 부수는 상상을 하면서 ..

약 3주 뒤에 의사와 아기 기형아 검사를 예약했다. 기형아 검사는 이 시기에 꼭 해야 하는 검사라고 했다. 접수처에 이야기 하니 대뜸 가격이 175000세파프랑이라고 이야기 했다.
우리나라돈으로 약 35만원인데, 중요한 검사이기 때문에 돈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의사는 검사 결과를 다음 예약에 같이 확인하자고 하였다.

여지껏 프랑스에 있으면서 남편이 초음파를 한번도 못 보았기 때문에, 다음예약은 남편도 같이 와서 볼 수 있도록 12시30분 예약으로 잡았다.
의사에게 혹시 대기시간이 길 수 있으니 예약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지 물으니, 의사가
“검사 금방 해요, 피검사도 시간 안걸려요” 라며 12시 30분에 그대로 오면 된다 했다.

아프리카니까 이해하자.. 또 2시간을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른다
남편이 회사에서 중간에 나와야 해서 점심시간으로 정했는데, 시간이 또 늦어질 수 도 있다.